한반도 뒤흔든 지진공포, 보험으로 피해 보상 어려워
국내 지진피해 전용보험 없어…화재보험 지진특약 가입률도 미미, 인명피해는 개별 상해보험 가입해야
경상북도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전국에서 8명이 다치고 253건의 재산피해가 발생했지만 피해 보험금 지급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는 지진 피해를 보장하는 전용보험이 없는 데다 특약 상품에 가입했더라도 지진 등의 천재지변은 면책 요건에 해당해 보상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13일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전날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경주, 대구, 전남, 울산 등지에서 8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또 전국에서 100건이 넘는 건물균열 사고와 수도배관 파열, 지붕파손, 낙석사고 등이 이어졌다.
지진으로 인한 피해를 보상받으려면 지진 피해를 보상해주는 정책보험인 풍수해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국내에서는 지진 및 붕괴 피해를 담보하는 보험가입을 의무화하지 않고 있어 풍수해보험은 2014년 기준 계약건수가 1만2036건(보험료 115억6000만원)에 불과하다.
민간보험에 가입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국내 손해보험회사 중에 지진 피해를 보장하는 전용상품을 판매하는 곳은 한 곳도 없다. 민간보험으로 지진 피해를 보상받으려면 아파트, 주택 등 건물에 화재보험을 가입할 때 지진담보특약을 넣어야 한다. 하지만 이 역시 현재 가입률은 1%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화재보험보다 보험료가 비싼 재산종합보험은 지진 피해 보상이 기본 담보에 포함돼 있지만 이 보험은 대형 공장이나 건물이 가입하는 보험이라 가입률이 더 미미하다.
화재보험의 지진담보특약과 재산종합보험에 가입했다면 건물 붕괴 등 지진으로 인한 건물 자체의 피해는 보상받을 수 있다. 다만 건물 붕괴로 외부에 있던 차량이 부숴졌다면 이는 천재지변에 속해 해당 차주는 보상을 받지 못한다. 자동차보험에서도 천재지변으로 인한 피해는 면책사유로 보기 때문에 해당 차주는 보상을 받을 길이 전혀 없는 셈이다.
화재보험과 재산종합보험은 지진으로 인한 인명피해는 보상하지 않기 때문에 개인 상해보험을 통해 보상받아야 한다. 예를 들어 화재보험 지진담보특약에 가입된 건물에서 건물주가 다치고 건물에 함께 있던 사람이 사망하더라도 이들 모두 화재보험을 통해서는 보상을 받을 수 없다. 상해보험은 '급격성, 우연성, 외래성'에 의한 상해까지 보장하기 때문에 지진으로 인한 인명피해도 보상받을 수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그간 우리나라는 지진 리스크가 낮고 전용보험에 대한 수요도 적어 보험사들이 관련 상품 개발에 소극적이었다"며 "재난보험은 위험요율 산출 등이 쉽지 않아 상품 개발에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더 늦기 전에 논의를 본격화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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