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루` 로 변한 은평뉴타운
매일경제 | 입력 2010.01.21 21:43 | 누가 봤을까? 40대 남성, 서울
지난해 1월 서울 은평뉴타운 1지구 전용면적 101㎡ 아파트에 입주한 A씨. 강추위가 몰아닥친 지난주 어느 날 "수돗물이 나오지 않는다"는 아내 투정에 아침 잠이 '확' 깼다. 오래된 아파트는 단열시설이 허술해 수도관이 어는 경우가 더러 있지만 지은 지 1년밖에 되지 않은 새 아파트에서 수도관이 얼었다니 기가 막혔다.
아파트 CS(고객만족)센터 쪽에 확인해보니 이날 하루 같은 단지에서 발생한 동결ㆍ동파 사례가 수십 건이 넘었다.
A씨의 속앓이는 얼어버린 수도관뿐만 아니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서 발코니 벽면은 물기가 얼어 붙어 벽 전체가 얼음으로 뒤덮여 '이글루'꼴이 됐다. 주방과 작은방 사이 드레스룸(위 사진)은 천장에서부터 결로가 생겨 벽면과 벽지 곳곳에 곰팡이가 폈다.
A씨가 사는 아파트 맞은편 복층형 가구(아래 사진)는 이미 공사장으로 변해 있었다. 결로와 누수로 1층 드레스룸과 2층 전체 벽면과 천장을 뜯어낸 난장판 속에서 주부 B씨는 식사준비를 하고 있었다. B씨는 "공사를 한다고 모텔에서 잘 수도 없고 먼지가 엄청나 아이들 건강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 아파트 복층형은 값이 10억원이 훨씬 넘는 고급 아파트다.
현대산업개발 대우건설 롯데건설 등 내로라하는 브랜드 건설사가 직접 시공했지만 입주 1년 만에 벌써부터 하자가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단지 내 시공사 CS센터를 찾아가 보니 현재 밀려 있는 각종 하자보수 민원이 60건이 넘었다. 몰려온 입주민들이 "원인이 뭐냐"고 따지자 CS센터 김 모 소장은 "100여 개에 달하는 하도급업체들이 공사를 해 우리도 케이스별로 정확한 이유를 모두 알 수는 없지만 결로는 이 지역이 워낙 춥다 보니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소장 책상에 있는 '하자보수 보고서'를 살펴보니 '시공사 단열재 미시공 처리'라고 하자원인이 명확하게 적혀 있었다. 아파트에선 발코니를 제외한 내벽 전부분에 단열재를 시공하게끔 규정되어 있는데 이를 설치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결로와 결빙에 의한 하자문제가 수없이 발생하자 참다 못한 주민들은 입주자연합 카페에 '하자사진공모전'을 열고 집단 소송준비까지 하고 있다. 입주자 B씨는 "이런 일이 알려지면 집값이 떨어질 게 뻔한데 오죽하면 이렇게까지 나서겠느냐"며 "하자를 넘어선 명백한 부실공사임에도 SH공사나 시공사나 모두 책임을 떠넘기려고만 한다"고 주장했다.
시행사인 SH공사 관계자는 "수천 가구가 넘는 아파트다 보니 일부 하자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문제 있는 집들은 최대한 빨리 보수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이지용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아파트 CS(고객만족)센터 쪽에 확인해보니 이날 하루 같은 단지에서 발생한 동결ㆍ동파 사례가 수십 건이 넘었다.
A씨가 사는 아파트 맞은편 복층형 가구(아래 사진)는 이미 공사장으로 변해 있었다. 결로와 누수로 1층 드레스룸과 2층 전체 벽면과 천장을 뜯어낸 난장판 속에서 주부 B씨는 식사준비를 하고 있었다. B씨는 "공사를 한다고 모텔에서 잘 수도 없고 먼지가 엄청나 아이들 건강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 아파트 복층형은 값이 10억원이 훨씬 넘는 고급 아파트다.
현대산업개발 대우건설 롯데건설 등 내로라하는 브랜드 건설사가 직접 시공했지만 입주 1년 만에 벌써부터 하자가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단지 내 시공사 CS센터를 찾아가 보니 현재 밀려 있는 각종 하자보수 민원이 60건이 넘었다. 몰려온 입주민들이 "원인이 뭐냐"고 따지자 CS센터 김 모 소장은 "100여 개에 달하는 하도급업체들이 공사를 해 우리도 케이스별로 정확한 이유를 모두 알 수는 없지만 결로는 이 지역이 워낙 춥다 보니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소장 책상에 있는 '하자보수 보고서'를 살펴보니 '시공사 단열재 미시공 처리'라고 하자원인이 명확하게 적혀 있었다. 아파트에선 발코니를 제외한 내벽 전부분에 단열재를 시공하게끔 규정되어 있는데 이를 설치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결로와 결빙에 의한 하자문제가 수없이 발생하자 참다 못한 주민들은 입주자연합 카페에 '하자사진공모전'을 열고 집단 소송준비까지 하고 있다. 입주자 B씨는 "이런 일이 알려지면 집값이 떨어질 게 뻔한데 오죽하면 이렇게까지 나서겠느냐"며 "하자를 넘어선 명백한 부실공사임에도 SH공사나 시공사나 모두 책임을 떠넘기려고만 한다"고 주장했다.
시행사인 SH공사 관계자는 "수천 가구가 넘는 아파트다 보니 일부 하자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문제 있는 집들은 최대한 빨리 보수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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