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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자동차 할부금 평생 갚는 이들 있더라”

ds1sny 2010. 2. 2. 12:15

“자동차 할부금 평생 갚는 이들 있더라”

고득성 SC제일은행 PB

이코노믹리뷰 | 박영환 | 입력 2010.02.02 10:06 | 수정 2010.02.02 10:08

 




공인회계사만 되면 모든 것이 순조로울 듯 했다.
회계사 자격증을 받은 그는 호기롭게 할부로 자동차를 샀다. 회계사 수입이면 자동차 할부금도 더 내고, 큰 평형의 아파트도 쉽게 장만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수입이 늘어나면 지출도 증가한다는 점을 헤아리지 못 한 것이 패착이었다.
그가 매각한 집값은 2년동안 두 배로 뛰고 그의 저축은 단 한 푼도 늘어나지 않았다.

맞벌이를 하던 부인과 말다툼이 점차 늘어난 것도 이 즈음이었다. 고득성 SC제일은행 PB는 《돈 걱정 없는 노후 30년》 시리즈로 수 십 만권의 책을 판매한 베스트 셀러 작가이다.

강연회에 구름청중을 몰고 다니며 재테크의 달인으로 통하는 그도 시행착오의 시기가 있었다.
그는 30대 시절의 시행착오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았다.
이 실수를 거울삼아 소비를 줄이고, 소득원도 다 변화했다.

회계법인의 월급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 늘 부담스럽던 그는 수험생들을 상대로 회계학을 강의했다. 퇴근후 두문불출하며 쓴 책은 대박을 터뜨렸다. 샐러리맨으로는 상상하기 조차 힘든 거액이 손에 들어왔다.

신문, 잡지를 비롯한 매체에 재테크를 소재로 한 글도 열심히 기고했다. 고 PB는 한 달에 기고 글을 30개 까지 써 본 적이 있다고 당시를 회상한다.

그는 "순간순간의 선택이 모여서 인생이 된다"며 선택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고 PB는 직장인들이 흔히 범하기 쉬운 실수로 과시성 소비를 꼽는다.

직장인들 중에는 자동차를 장기 할부로 구입했다가 신차가 나오자마자 타던 차를 팔아 이를 사들이는 마니아들도 있다. 고 PB는 자동차 할부금을 평생 갚으며 사는 직장인들을 바빌론의 노예에 비유한다.

지금의 이라크 지역에 해당하는 고대 바빌론은 동서양의 문물이 활발히 거래되는 문명의 집산지였다.

그는 물 한 모금 제대로 마시지 못한 채 성곽 보수에 평생을 투신해야 했던 비참한 '노예'들도 한때는 바빌론의 당당한 공민이었다고 강조한다.

동서양의 신기한 물건에 매료된 바빌론 사람들은 고리대금 업자들에게 돈을 빌려 이 물건들을 샀다가 부채를 상환하지 못해 평생 노역에 시달리다 뜨거운 햇볕 아래에서 사망을 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고 PB는 자동차를 구입해 30년이 지나면 그 가치는 제로가 된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자동차 구매 대금으로 금융 상품을 구입해 복리로 원리금을 불려나갈 경우 그 가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며 합리적인 소비를 강조한다.

그는 "직장인들이 은퇴 이후를 걱정하면서도 이러한 맹점을 꿰뚫어보지 못한다"며 "재테크는 하루라도 젊어서 시작하는 편이 합리적"이라고 덧붙인다.

우유부단함도 문제다. 직장인 대부분이 돈 관리에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가 그 중요성을 알면서도 실행하지 않고 머뭇거리기 때문이다. 보장성 보험 불입액을 투자금으로 생각하는 것도 맹점이다.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더 비싼 환급성 보험 가입의 우를 범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고득성 SC제일은행 PB는 고려대 경영학과를 나와 산둥회계법인에서 근무했다. SC제일은행의 프라이빗뱅킹의 부장으로 전국투자자협회 책임교수도 겸임하고 있다.

박영환 기자 blad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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