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피해주민 '심리적 공황장애' 호소
연합뉴스 | 입력 2010.11.29 05:34 | 수정 2010.11.29 07:10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처음 포탄이 터졌을 때는 가족이 생각났습니다. 그러나 다시 포격이 시작됐을 때는 저밖에 생각나지 않더군요. 이런 제가 너무 무기력하게 느껴집니다."
북한의 포격으로 생명의 위협을 받은 데다 삶의 터전마저 흔들린 연평도 주민들이 심각한 심리적 공황장애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방재청은 27일부터 한국재난안전네트워크, 한국EAP협회 등과 함께 합동심리상담지원반을 구성해 연평도 폭격 피해 주민들의 심리 상담을 하고 있다.
상담 결과 많은 주민이 가슴 두근거림, 어지럼증 등 극심한 외상 후 스트레스 증세를 보였다.
한 주민은 갑작스러운 폭격을 피해 허겁지겁 달아나며 공포에 떤 기억 탓에 무기력증을 느낀다고 털어놨다.
1차 폭격 때는 우리 군의 오발사고인 줄 알고 가족의 안전을 생각하며 정신을 차렸지만, 연평도에 떨어진 포탄이 북한군의 것임을 알게 되고 나서 2차 폭격이 시작되자 미처 가족을 생각할 겨를도 없이 황급히 대피소로 도망쳐야 했다는 것이다.
상담을 받은 한 가족의 경우 할아버지는 말을 잃고 헛웃음만 계속 웃었고 며느리는 식욕저하와 두통, 위염 등 스트레스 증세를 보이면서 "연평도에 돌아가기 싫다"라며 극도의 공포감을 드러냈으며, 남편은 조그만 것에도 신경질적인 반응을 나타냈다고 한다.
또 다른 주민은 심리적 공황 때문인지 공복감을 호소했고 조그만 소리에도 깜짝깜짝 놀라는 신경쇠약 증세를 보였다고 보고됐다.
소방방재청은 현재 폭격 부상자와 임시대피소 주민 400여명을 상대로 이들이 거처한 병원과 임시 숙소에 부스를 마련해 상담하고 있지만, 상황이 심각하다고 보고 인천시와 함께 심리 치료를 위한 전용공간을 마련할 방침이다.
김영철 소방방재청 예방전략과장은 "지금은 급한 대로 임시거처에서 심리 상담을 하고 있지만 현재 여건으로는 많은 주민에게 제대로 된 상담을 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인천시와 함께 심리상담을 위한 별도 공간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소방방재청은 연평도 주민뿐만 아니라 피해 현장에서 수습ㆍ복구지원 활동으로 정신적 충격을 받은 공무원과 소방관, 의료요원에게도 심리 상담을 확대할 예정이다.
bana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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