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p 1
귀농귀촌의 목적을 명확히 가져라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이유는 사람마다 다 다르다. 경쟁적이고 소모적인 도시의 삶보다는 농촌에서 생명을 키우고 가꾸는 삶이야말로 진짜 사람다운 삶, 행복한 삶이라고 여겨 시골로 들어가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그저 삭막하고 답답한 도시생활에서 벗어나 보다 여유있고 목가적인 생활을 해보고 싶은 바람으로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사람도 있다. 혹은 고향으로 돌아가 편안한 여생을 보내고 싶은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나이드신 부모님 봉양, 혹은 건강상의 이유 등으로 시골생활을 선택하려는 사람들도 있다. 어떤 이유로 귀농귀촌을 희망하든 한 가지 분명한 점은 누구나 ‘행복한 인생’을 위해 새로운 농촌 생활을 꿈꾼다는 것이다. 그러나 인생 2막으로 귀농을 선택하건, 목가적인 삶을 원해 시골로 내려가든 간에 농촌에서의 생활 역시 엄연한 현실이기에 구체적인 목표나 대안 없이 ‘가고싶다는 막연한 바람’이나 ‘해낼 수 있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만으로는 힘들다는 것이다. 구체적이고도 철저한 준비는 농촌 생활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해준다. 그 첫 번째 준비가 바로 자신의 귀농 목적을 명확히 자문해보는 것이다. 그래야만 그에 따른 세부 준비사항이 나올 수 있다.
가족의 동의부터 구하라
도시에서만 나고 자란 사람들은 시골에 대해 막연하게 환상을 품고 있거나 지나치게 두려움을 갖고 있게 마련이다. 가족 구성원 각자가 시골에 대해 품고 있는 생각이 다를 수 있으므로 귀농귀촌을 하기 전에 가족 구성원 전체의 동의를 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래야 새로운 인생을 위해 시작한 귀농귀촌이 가족 전체의 행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귀농이 부부 어느 한 쪽의 일방적인 의지로 진행되었을 경우 그 생활은 그리 오래가지 못한다. 따라서 가족간의 합의가 이루어지기 전에 먼저 귀농부터 하고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지 하는 막연한 낙관보다는 시골생활을 알 수 있게 해주는 실제적인 체험을 통해서 동의를 구하는 방법을 선택하여야 한다.
귀농, 공부하고 시작하자!
사전교육은 귀농자들에게 필수 코스이다. 교육기관은 인터넷을 검색하면 쉽게 찾을 수 있다. 각 기관마다 설립취지가 다른 만큼 자신이 원하는 과정을 선택해서 수강해야 하며 교육시간과 기간도 기관별로 다르고, 온라인 교육과 오프라인 교육도 함께 진행되므로 자신의 형편에 맞는 교육을 선택하면 된다. 귀농귀촌종합센터(1544-8572)를 이용하면 귀농귀촌에 대한 전체적인 정보를 구할 수 있다. 귀농귀촌종합센터는 그동안 정부, 지자체, 농촌진흥청, 농어촌공사, 농협, 귀농귀촌교육기관 등에서 산발적으로 진행하던 귀농귀촌에 대한 정보를 통합해서 운영하는 곳이다.
주말농장에서 실전경험을 쌓아라
농촌이나 농업에 대한 경험이 없으면서 귀농을 하려고 하는 비율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만큼 주말농장 등을 통한 실전경험은 자신이나 가족에게 농사에 대한 감을 익히게 해주고 자신감을 갖게 해준다. 주말농장체험은 가족의 노동력을 측정해볼 수 있는 현장이기도 하다. 주말농장을 통해 자신의 노동능력과 노동 시간, 가족들을 도와줄 수 있는 노동능력과 노동시간을 가늠해 볼 수 있다.
Step 2
꿈에 그리던 집을 버려라
귀농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머릿속에서 가장 먼저 떠올리는 그림은 전원 속에 안긴 아담한 집이다. 귀농귀촌을 꿈꾸는 사람들의 고민 1순위는 집이다. 농가주택보다는 황토집, 목조주택, 조적조 순이다. 2순위는 지역이다. 사생활을 어느 정도 보장받을 수 있는 곳, 집앞에는 텃밭이 붙어 있고 살 집은 마을보다 약간 높은 곳에 위치해 마을 사람들과 거리감도 약간 유지할 수 있는 곳, 농사지을 땅도 집과 가까운 곳이어야 한다. 그러나 과연 이런 집과 땅이 내 차지가 될 수 있겠는가? 사람마음은 다 비슷하다고 만약 이런 집과 땅이 나오기라도 한다면 외지인의 눈에 띄기도 전에 마을 주민이나 그 자녀들이 먼저 사버릴 것이다. 중요한 것은 집모양이나 위치, 땅을 고민하기 이전에 무엇을 할 것 인지부터 고민해야 한다. 그게 제대로 된 순서이다.
어떤 농사를 지으며 살아갈 것인지부터 고민하라
살만한 집과 땅을 찾아 전국을 헤매다가는 귀농은커녕 귀촌도 못 한다. 귀농귀촌을 꿈꾸는 사람들이 가장 염두해 두어야 할 것은 ‘내가 정말 농촌으로 갈 것인가?’하는 점을 되뇌어서 고민해야 한다. 농사를 지을 것인가. 펜션을 운영할 것인가. 체험농장을 할 것인가 등 귀농을 하더라도 농촌에서 살아가는 방식은 다양하다. 농사를 짓는다면 과수인가 채소인가 특용작물인가 등등 어떤 작물을 기를 것인지도 숙제이다. 이때는 내가 관심 있고 내가 잘 할 수 있고 내 여건에 맞는 것이 무엇인지 순으로 고민하면 된다. 그게 정해지면 지역은 저절로 정해진다. 작목이 정해지면 이미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는 곳으로 가면 되니 귀농할 지역이 쉽게 정해지는 것이다. 사실 농촌에서 이사란 그리 쉽지 않다. 한 달에서 1년 단위로 움직이는 도시와는 달리 최소 1년에서 3~4년, 길게는 5년 이상은 되어야 수확을 볼 수 있는 작물들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10년 이상은 선택한 지역에서 살겠다는 계획으로 임해야 정착기의 혼란을 줄이고 경제적 손실도 줄일 수 있다.
Step 3
2~3년 버틸 정착자금은 반드시 필요하다
귀농을 하게 되면 준비자금에서부터 생활비까지 철저하게 계산하고 준비해야 실패를 줄인다. 농사를 처음 시작하게 되면 주택과 농사지을 땅 외에도 농기계 구입부터 설비투자자금, 종묘 및 비료 등 1년 정도 농사짓는데 필요한 자금이 든다. 정착자금은 주택과 농지 구입에 드는 돈이다. 주택은 빌리거나 신축해야 하지만 처음부터 집을 짓기보다는 임대하는 것이 좋다. 집을 신축하려면 건축비도 많이 들지만 처음 귀농지가 앞으로 터전을 삼아 살 만한 곳인지 장담할 수 없고 또 귀농에 실패해서 도시로 다시 나오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농가주택을 2~3년 임대해 살면서 농사가 잘되는 곳인지, 마음에 드는 곳인지, 주변 땅값은 얼마나 되는지 등을 살핀 다음 주택을 짓는 것이 좋다. 농지 역시 바로 구입하기보다는 임대해서 농사경험을 쌓는 것이 더 현명하다.
농가주택 신축하기
많은 귀농인들이 농지나 임야를 구입해서 농가주택을 신축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펜션으로 사용할 주택이 아니고 자기가 살아갈 농가주택을 신축할 땅을 구입할 경우에는 마을에 붙어 있거나 최소한 마을에서 보이는 곳에 땅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외지인이 마을 안이나 또는 마을 가까이 있는 땅을 구입하기는 쉽지가 않다. 그러나 마을 가까이 있는 땅을 구입하기가 어렵다고 해서 아주 외진 곳에 있는 땅을 구입해서 농가주택을 신축하는 일은 매우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 왜냐하면 아주 외진 곳에 집을 신축하면 마을 사람들의 관심을 받을 수 없어 사람들이 도와줄래야 도와줄 수 없게 된다. 귀농 초기에는 알게 모르게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게된다. 이런 도움을 받으면서 서서히 시골생활에 적응해가는 것이다. 농가주택을 지을 때는 가능한 마당과 창고를 활용하고 주택은 20평 내외로 지어도 좁지 않게 지낼 수 있다. 실속을 차려 작게 지으면 건축비가 절감될 뿐 아니라 관리하기도 편하다. 무엇보다 겨울 난방비가 절약된다. 건축비가 적게 드는 창고는 가능한 넓게 지으면 농기구며 잡동사니들을 넣어 둘 수 있어 편리하다. 공간적 여유가 된다면 비와 햇빛을 가려주는 작업공간을 만들 것을 권한다. 농사지은 것을 수확해서 작업하거나 큰 농기계를 보관할 때 매우 유용하다.
농기계는 다루는 법을 익힐 때까지 조수 노릇하면서 배워라!
설비투자자금 역시 어느 정도 농사경험을 쌓은 다음 시작하는 것이 좋다. 경험이 있어야 자신이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규모도 정해지고 설비투자에 대한 안목도 생기기 때문이다. 초기 영농자금에 드는 농기계 구입은 당분간은 임대하거나 중고 농기계를 활용할 수 있다. 일단 비싼 농기계를 사게 되면 돈만 지출하게 되는 것이 아니다. 초보들이 하루아침에 기계의 사용법을 익힐 수 없으므로 제대로 하려면 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농기계가 완전히 익숙해질 때까지는 농기계를 사는 것을 보류하고 조수 노릇을 하면서 그 기계를 다루는 방법부터 철저하게 배운 후에 구입하는 것이 좋다.
당장의 생할비는 여유자금으로!
귀농할 경우 가장 문제가 되는 자금이 생활비다. 도시에서는 대부분 월 단위로 생활규모가 짜여 있기 때문에 회사를 나가고 직장에서 월급을 받아 그동안 썼던 생활비와 카드 사용료, 공과금, 학비, 가족용돈, 경종사비 등을 지출한다. 귀농귀촌을 하게 되면 월 단위로 들어오던 월급이 없다. 대신 연 단위의 소득을 계산해야 한다. 어떤 농사를 짓든 월말에 계산되는 수입은 없다고 봐야 한다. 그것도 몇 달 정도 수입이 없는 것이 아니라 2~3년 정도 수입이 없다는 예상 아래 농사를 지어야 한다. 이렇듯 귀농초기에는 수입은 없으면서도 지출은 꼬박꼬박 된다. 따라서 귀농을 하고 2~3년 정도 버틸 수 있는 생활비를 목돈으로 가지고 이를 매달 현금화 시켜 귀농 정착자금으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돈을 모아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목돈 만들기가 어렵지 목돈 헐어서 쓰는 것은 금방이라는 것을.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가? 바로 한 달 단위의 최소 생활비를 미리 책정하고 어떻게든 그 범위 안에서 살 궁리를 해야 하는 것이다.
최소 생활비를 책정하라
시골생활에서 가장 돈이 많이 들어가는 품목은 무엇인가? 의외로 자동차나 트럭 등의 유지비다. 발이 묶이면 아무것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자동차는 필수품목이다. 자동차 유지비와 기름값을 반드시 책정하자. 그 다음으로 많이 드는 품목이 연료비다. 시골 주택은 대부분 단독으로 지어져 있고 한 채 씩 독립적으로 있어 단열 효과가 떨어진다. 연료비가 적게 드는 순으로 나열하면 연탄>화목보일러>펠렛보일러>심야전기>기름>가스 순이다. 연탄이 가장 경제적이고 가스가 가장 편리하다. 편리성이 높아지면 경제성이 올라가고 경제성이 내려가면 편리성이 낮아진다는 점에 유의하자. 그 다음은 생활비다. 필요한 물품은 메모를 해놨다가 닷새마다 서는 장날을 이용하거나 읍내의 대형마트에서 구입하면 된다. 시골생활에서 의외로 많이 드는 품목이 있는 가하면 줄어드는 품목도 있다. 바로 외식비이다. 그 다음이 부식, 의복비이며 품위유지비 역시 많이 줄어든다. 이렇게 많이 들어가는 비용과 절약 가능한 비용을 고려해 가계부를 작성하면서 최소 생활비를 정해보자. 그리고 그 돈을 어떻게 현금화할 것인지 고민하자.
Step 4
영농일지를 쓰자
처음 귀농해 초보 농사꾼으로 살아가면서 나만의 농사 노하우가 있을 리 없다. 하지만 하루하루의 농사경험이 좋은 스승이 될 것이다. 이 경험을 기억으로 되살리기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영농일기를 통해 메모하는 습관을 들이면 농사짓는 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농사는 시기와 때가 중요하다. 기후도 영향을 미친다. 날씨와 농작업 등을 간단히 정리한 영농일지가 쌓이면 중요한 농사지침서가 될 수 있다. 친환경인증을 받기 위해서도 영농일지는 필수요건이다. 2001년 제정된 친환경 육성법에 따라 친환경 농산물 인증을 받을 때 인증기관에 반드시 제출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 영농일지는 농민 개개인이 12년간 자신이 어떻게 친환경 농업을 실천했는지를 솔직 담백하게 기록하는 것으로 보통 날씨, 작업시간, 관수량, 수확량, 영농 자재비, 선별 및 포장, 운반 등의 내용을 적는다.
마을주민들과의 화합이 중요하다
귀농 후 귀농인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점은 무엇일까? 예상외로 현지 주민들과의 소통의 어려움을 꼽았다. 시골에서는 누가 마을에 들고 나는지, 집집마다 어떤 일이 있는지, 심지어는 도회지에 나간 자식이 어떤 선물을 들고 오는지도 다 안다. 그만큼 개방적으로 사는 것이다. 시골에 이주해 살면서 찾아오는 도시인들과만 접촉하고 마을 사람들의 경조사나 마을활동, 행사에 참여하지 않으면 외톨이가 될 것은 뻔한 이치다. 마을에서 외톨이가 되면 1~2년은 견디겠지만 잦은 분쟁과 외로움으로 오래 살지 못한다. 따라서 이왕 귀농을 결정했다면 농촌의 마을단위 문화와 도시의 개인주의적 문화의 차이를 빨리 인식하고 잘 융화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농촌은 도시와 달리 집단성이 강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민들은 순박하고 정이 많다. 먼저 다가간다면 따뜻하게 맞이해줄 것이다. 벽을 쌓지 말고 먼저 다가가라, 의외로 그 문제에 있어서 해답은 간단하다. 특히 귀농을 하게 되면 농지나 정책자금과 관련된 여러 정보를 갖고 있는 기득권자인 마을이장이나 군청직원 등과 소통하지 않고서는 혜택을 받기 어렵다. 또 생산자 조직인 작목반이나 영농조합법인, 농업회사법인에 가입하지 않고서는 농사 기술이나 유통과 관련된 정부의 각종 사업 혜택에 접근하기 어렵다. 따라서 기존의 영농조직을 잘 활용하여 모임에 참가하고 인적 네트워크를 구성하면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을 것이다.
땅에 말뚝 박지 마라
많은 귀농인들이 귀농지에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자기 구역을 정하는 것이라고 한다. 자기 땅 주변으로 말뚝을 박고 띠를 두르거나 영역 표시를 하는 것이다. 도시적 사고로는 이런 행동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지역 주민들의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 보자. 몇 십년 아무 문제없이 다니던 길에 어느 날 난데없이 말뚝이 박혀 돌아가야 하거나, 길이 막혀 버린다면 그 땅이 누구 소유인가를 떠나 어느 누가 기분이 좋을리 있겠는가? 감정이 상하게 되면 사사건건 시비가 붙을 것이다. 구역을 정하건 정하지 않건 땅 임자는 바뀌지 않으므로 조금 여유있게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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